기생충이 우리 일상 속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흔하게 먹는 음식에서 기생충이 나와 우리 몸을 공격한다면 믿으시나요? 사연들을 보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연 1) 아침에 아빠가 거실에서 배를 움켜쥐고 있으셨는데요. 
아빠: 어젯밤부터 배가 꾹꾹 쑤시는 게... 너무 아픈데? 병원을 가야 할까 봐.
딸: 아빠, 어제 낚시 다녀오지 않았어? 거기서 잘못 먹은 거 아냐?
아빠: 아니야, 동창 놈이 자연산 광어를 잡아와서 맛있게 회 떴지. 걔가 회도 잘 뜨더라고. 어우 조금 전까지 또 괜찮았는데. 또 이러네, 안 되겠다. 아빠, 병원 다녀올게.ㅠㅠ
딸: 얼른 병원 다녀오세요. ㅠㅠ 

오래전, 어느 사연을 담아보았는데요. 병원을 다녀온 아빠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바로 고래회충에 감염되었던 것입니다. 따님은 그것을 알고 걱정돼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합니다. 고래회충, 들어는 보셨을 텐데 어느 정도 아시나요? 어떻게 생겨 먹은 기생충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고래회충

고래회충

고래회충은 가끔 뉴스에서 보는 걸로만 알았는데요. 기억나시나요? 작년, 경기도 이천에서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 고기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먹고 복통을 일으킨 사람이 있었습니다. 모 대학 연구팀이 햄버거를 분석한 결과 고래회충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왔습니다. 이런 기생충으로 가족이 아프게 되면 당황스럽고 걱정이 될 것 같습니다. 고래회충은 고래, 돌고래, 물개, 우럭, 광어, 연어 등에서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고래회충은 생선을 회로 뜰 때, 바로 내장을 깔끔하게 제거한다면 회로 먹어도 걸리지 않습니다. 주로 내장 속에 기생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생선이 신선하지 않으면 내장에서 나와 살 속으로 파고드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선한 생선이 아니거나 생선에서 내장을 제거할 때 도마와 칼의 위생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고래회충을 먹을 위험이 높아집니다. 고래회충은 다른 기생충과는 달라서 체내 번식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격렬히 몸부림치게 됩니다. 소화기관으로 들어오면 강력한 위산을 피하기 위해 위벽을 뚫고 다른 장기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생선회를 먹고 1시간~12시간 이내에 배가 콕콕 찌르는 듯한 심한 고통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면 고래회충 감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고래회충은 위벽을 공격하다, 쉬기도 반복해서 통증이 엄청나다가도 가라앉는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고래회충은 구충제를 먹어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식중독과 증상이 비슷해서 치료를 미루면 장폐색이나 쇼크사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 절대로 치료를 미루면 안 됩니다. 고래회충의 크기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효과적인 제거가 가능합니다. 만약 고래회충이 위 벽을 뚫고 나왔다면 개복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의심되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사연 2) 할머니가 안방에서 다리를 주무르고 계셨는데요. 
할머니: 아이고 다리야...
손녀: 할머니, 다리 아프시다면서 오늘 또 등산 가시려고요? 이제 약수 그만 떠 오세요. 힘들잖아요.ㅠㅠ
할머니: 응, 미숙이 고모랑 가려고. 근데 이상하다. 다리에 뭔가 잡히는데... 다리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 같아. 너무 아픈 거 있지?

고충(스파르가눔)

 

참다 참다, 결국 할머니는 병원에 가셨는데요. 병원에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고충'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되셨다는 겁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고충에 걸리신 지는 꽤 시간이 지난 상태였고 제거 수술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등산을 즐겨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등산을 가실 때 약수가 있다면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깨끗하고 시원해서 몸에 좋다고 하니 한 모금씩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허가받지 않은 약수나 고여있는 물은 드시면 안 됩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옛날에는 개구리나 뱀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요. 신경통이나 정력에 좋다는 속설과 더해져서 찾아 먹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익혀 먹는다면 상관없지만 날 것으로 먹는 경우도 있어서 고충에 감염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개구리나 뱀을 먹은 적도 없고 더군다나 날 것으로 먹은 적도 없는 사람은 어떻게 된 걸까요? 고충의 감염 경로는 개구리나 뱀보다 약수에 들어 있는 물벼룩이 문제였습니다. 약수에 물벼룩 중 3.5%가 고충의 유충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요. 많지는 않지만 드물게 약수로 고충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운 나쁘게 감염되면 고충이 장 속의 벽을 뚫고 나와 몸속의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닙니다. 오랜 시간 몸속에 잠복해 있기도 하는데 드러날 때면 2cm 정도에 움직이는 덩어리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감염 초반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피부층 아래 깊숙한 곳이나 근육조직이 있는 배, 다리, 가슴, 음낭 쪽으로 이동하면서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한 염증을 발생시킵니다. 수술로 빼내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라 구충약을 먹어도 소용없습니다. 한 번 수술한다고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차례 수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약수를 마시더라도 끓여서 먹는 게 제일 좋고 촘촘한 망이나 필터로 한 번 걸러서 드시기 바랍니다. 영문도 모르고 아프면 답답하고 치료법을 찾는데 시간도 걸리고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되니 되도록 드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개회충

곱창집에서 나오는 반찬 중 소 생간과 천엽을 곧 잘 먹기도 하는데요. 그중 생간이나 눈이나 철분 보충에 좋다고도 알려져 있어서 챙겨드시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서도 '개회충'이라는 녀석을 조심해야 합니다. 개회충은 말 그대로 개에게 있던 회충인데 개의 몸에서 벗어나 사람의 몸에 들어가게 되면 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뇌나 심장, 눈, 간, 폐로 들어가서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물론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특별한 처치 없이 6개월 정도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고 하지만, 이게 어디로 들어갈지 몰라서 더 무서운 거죠. 뇌에 들어가면 뇌수막염, 심장으로 들어가면 심장 근육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눈으로 들어가면 포도막염과 같은 안과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포도막염은 눈 속이 혼탁해지면서 빛을 감지하는 신경 조직인 망막이 부어서 시력을 떨어뜨리는 증상입니다. 개회충의 대부분은 폐 또는 간에 살기 때문에 폐나 간에 원인 불명의 결절이나 염증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면 우리 집 강아지, 고양이는 괜찮을지 문득 걱정이 되실 텐데요. 집에서 사료를 먹여 기르는 반려동물의 경우에는 개회충에 걸려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매년 8만 마리가 발생되고 있는 유기견, 유기묘들의 경우엔 길에서 어떤 것을 먹었는지 각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개회충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도 산책 중에 아무거나 먹는 버릇이 있다면 개회충에 감염된 개의 분변을 통해 옮겨질 수 있어서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여러 기생충 감염의 사례를 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날 것 그대로 먹는다는 점인데요. 따라서 무조건 음식은 깨끗하게 씻어서 익혀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씻을 땐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사용해 세척하고 평소에도 비누나 세정제로 손을 꼼꼼하게 씻는 습관으로 위생에 신경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음식물을 날로 먹은 후 속이 불편하거나 감염증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많은 분들이 막상 기생충에 감염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대부분 구충제를 사 먹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쉽게 구하는 구충제는 모든 기생충을 죽일 수는 없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기생충은 분변검사, 혈청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날씨가 따뜻할수록 기생충의 번식이나 활동이 활발해집니다. 온난화로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요. 가족과 여러분 건강을 위해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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